Collaboration[ 쓰는 즐거움 ] 기록하고 싶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법


place1-3이 협찬한 카키모리 펜과 잉크를 약 한달간 사용해본 후, 그 과정과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인터뷰입니다.


서비스 기획자 정채원님이 place1-3에서 카키모리 만년펜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 하는 일과 직업에 관해서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IT기업에서 재직 중인 정채원이라고 합니다. 메신저를 만드는 회사인데, 그 곳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어요. 이 회사에서 일을 한 지는 7년 정도 되었습니다.


서비스 기획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 건가요?
서비스 기획도 여러 부서로 나누어져 있고, 각자 진행하는 일의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지금 조직에서 일을 시작한 지는 2년 정도가 되어가요. 이 곳에서는 앱을 만들고, 앱 화면에 어떤 기능이 어떤 이유에서 추가되어야 하는지를 파악합니다. 데이터 리서치를 진행하기도 하고 개발을 위해 기획안을 넘기기도 해요. 부서에 따라서는 ‘AR기술, VR기술을 어떻게 상용화해서 서비스 할 것인가’와 같은 선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서비스 기획자 정채원님이 place1-3에서 카키모리 만년펜을 사용하는 모습




컴퓨터나 패드가 아닌, 펜과 종이를 사용할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생각보다 펜을 사용할 때가 많아요. 생각이 이리저리 뻗어나가고, 이 작은 생각의 조각들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거든요. 물론 PC나 노트북도 사용하고, 요즘 많이 나오는 업무 효율을 위한 도구로 ‘To Do List’를 관리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노트에 이것저것 찍찍 그어가면서 생각을 가다듬고 기록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이 버튼이 화면에 이렇게 들어가는 게 좋은가? 저렇게 들어가는 게 좋은가?’와 같은 고민은 손 그림으로 표현하는 편이 쉽더라고요. 아무래도 저에게 노트북은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자유도가 높은 도구는 아니에요. 그래서 편안하게 펜으로 낙서하듯이 업무를 볼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미팅을 하거나 할 때는 확실히 펜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요. 회사에서 회의할 때에도 한 방에 15명이 앉아 있다면 한 명에서 두 명정도 펜을 가지고 들어올까 말까 하는 정도?




카키모리 만년펜, Meteorite 안료 잉크, Lichenes 안료 잉크




카키모리(Kakimori)의 다양한 제품 중에서 특별히 이 만년필과 잉크를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 펜을 들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휴대성이 좋아야 했어요. 롤러 볼펜 형태는 기존에 가진 것도 많아서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고요. 유리 펜은 정말 예쁘지만, 퍼포먼스 적인 부분이 있어서 여기저기 쉽게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웃음). 깨지기도 쉬우니까요. 만년필 자체에는 흥미가 있어서 몸체가 불투명한 라미(LAMY) 만년필을 하나 갖고 있어요. 하지만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 필요할 때 꺼내 들었다가도 잉크가 굳어버려 쓰지 못한 적이 많았어요. 카키모리(Kakimori) 만년필은 몸체가 투명해서 잉크 상태가 인지되니까 관리하게 편해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만년필을 손에 익게 사용해보자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채원님이 제주도에서 사용한 두 개의 노트. 왼편의 노트는 일본 출장 시 THINK OF THINGS에서 구매한 고쿠요의 스케치북. 오른쪽은 친구에게 선물받은 프라이탁(Freitag)의 노트이다.




저희에게 카키모리(Kakimori) 만년필을 받아보시고 제주도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여행하면서도 계속 기록을 남기셨을 텐데, 보통 언제 어디에서 주로 펜을 꺼내 들게 되셨나요?
하루가 끝나고 숙소에 들어왔을 때 매일 사용했어요. 친구들과의 여행이니 저녁에 밖에서 맛있는 음식과 맥주를 사 와서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면서 그 순간을 기록했습니다. 여행 일정 중에는 친구들과 구경 속도가 좀 달라지면 혼자 앉아 있을 시간이 생기니까, 그럴 때도 짬을 내서 많이 사용했던 것 같아요.




정채원님의 여행 드로잉

정채원님의 여행 드로잉




이번 여행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여행하시면서 기록을 계속하는 편이세요?
네, 여행을 가면 집중적으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일기를 매일 쓰지는 않거든요. 자주 쓰기는 하지만 좀 고민거리가 있거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 쓰는 편이어서요.



저도 최근 들어서야 여행을 가서 하루를 마무리할 때 일기를 쓰는 재미를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혼자 가는 여행이라 심심할 것 같으니 뭐라도 써볼까 싶었던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날이 갈수록 그런 일기로 하루를 마무리해야만 마침표를 찍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채원 님은 여행에서 그림이나 글을 남기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어요.
처음에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시작한 거였어요. 특히 여행을 갔을 때 저는 빨리 지치는 편이라 자주 쉬어줘야 하거든요.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면 제 체력 상태에 따라 혼자 따로 놀기도 하고, 카페에서 앉아서 쉬기도 하는 편이에요. 그럴 때 제가 앉아있는 공간을 펜으로 그려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그려졌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고요. 제가 손을 끄적대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큰 부담 없이 꾸준히 기록을 남기게 되더라고요.




돌문화공원 전시관에 앉아있는 정채원님과 그 때 그렸던 드로잉




예를 들어 이건 돌문화공원에서 찍힌 제 사진이에요. 공원 안에 전시관이 있었고, 친구들이 서로 공간을 둘러보는 속도가 다 달랐어요. 저는 제일 먼저 나와서 이 계단에 앉아 있었던 거예요. 마침 계단에 앉아서 그림을 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뭔가를 보고 있던 찰나의 사진입니다. 기록에 대한 제 느낌과는 별개로, 이런 방식으로 여행이 기록된다는 것에 함께 간 친구들이 정말 즐거워하기도 해요. 추억을 남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니까요.




정채원님의 카키모리 만년필




펜을 사용해보면서 예상했던 것과 다른 점, 혹은 아쉬운 점도 있었나요?
펜촉이 생각보다 굵었어요. 만년필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종이 두께가 얇은 노트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종이 뒷면에 글자가 비치더라고요. 노트를 한쪽 면밖에 쓸 수 없어서 그 부분은 아쉬웠죠.



펜을 사용해보고 가장 흥미로웠던 점, 혹은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만년필 중에서도 필기감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더구나 투명한 몸체를 갖고 있으니 잉크가 펜 이곳저곳에 묻는 게 눈으로 다 보이는데, 손에는 하나도 묻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자칫 잘못하면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게 만년필인데, 카키모리의 만년필은 컴팩트하게 느껴져서 일반 펜처럼 사용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살짝 채도가 낮은, 일반 펜에서 찾기 어려운 잉크색도 확실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제주도 가정집에서 먹은 맥주와 귤의 드로잉




펜을 사용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일주일이 조금 넘는 여행 기간 중 여행 첫날과 마지막 날 아닐까 싶어요. 이번 여행은 친구들과 다 함께 모여서 떠나지 않고 각자 다른 시간에 출발해서 숙소에서 차례대로 모이기로 했습니다. 한두 명씩 모여드는 친구들을 맞이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그 순간을 그림으로 남기던 때가 참 좋았어요.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언니 오빠 부부의 집에서 지냈어요. 잠시 제가 그 집에 혼자 있을 때 혼자 맥주를 마시며 집 안을 그림으로 그리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걸 실제로 시도해본 느낌?(웃음)




제주도 여행을 함께한 두 개의 노트와 카키모리 만년필




전체적인 소감이 있으신가요? 어떠셨어요?
사실 펜이라는 게 정말 사람마다 섬세하게 취향을 타는 아이템이잖아요. 근데 그 와중에 제 취향에 맞는 펜이 생겼다는 게 참 좋았어요. 그림을 그리고 싶게 만드는 펜은 또 다른 거여서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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